집에 쌓인 남은 약, 쓰레기통에 버리면 큰일 난다

국민 절반이 모르는 폐의약품 분리배출, 지역 캠페인도 속속 확산

 

집 서랍을 열면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약들이 나오곤 합니다. 감기약, 소화제, 처방받고 남은 항생제까지. 이 약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입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50%가 폐의약품을 올바르게 처리하는 방법을 모른다고 합니다. 대부분 아무 생각 없이 쓰레기통에 넣거나 변기에 흘려버리는데, 이 습관이 환경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

 

왜 쓰레기통에 버리면 안 되나

의약품 성분은 일반 쓰레기와 함께 매립되거나 하수로 흘러들어 가면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킵니다. 항생제나 호르몬 성분이 하천에 녹아들 경우 수생 생물에게 영향을 줄 수 있고, 항생제 내성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환경 전문 매체 ‘지구, 뭐래?’가 이 사안을 다루며 “이러다 큰일 난다”고 경고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약 한두 알이야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전국에서 쌓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올바른 처리법은 ‘분리배출’

폐의약품은 일반 재활용이나 음식물 쓰레기와 다르게, 전용 수거함에 따로 넣어야 합니다. 동네 약국이나 보건소에 폐의약품 전용 수거함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알약은 포장째, 물약은 용기째, 가루약은 봉투째 수거함에 넣으면 됩니다. 수거된 폐의약품은 별도 과정을 거쳐 안전하게 소각 처리됩니다.

 

 

경주시, 학생들과 함께 캠페인 나서

경상북도 경주시가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경주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폐의약품 분리배출 체험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올바른 처리 방법을 몸으로 익히는 방식입니다. 경주시보건소도 시민을 대상으로 별도의 올바른 폐의약품 처리 캠페인을 실시하며 인식 확산에 나섰습니다. 어릴 때부터 바른 습관을 익히게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약이 생명을 구한 드론 배송 사례

한편, 약이 생명을 구하는 장면도 최근 있었습니다. 제주 가파도에 닷새 동안 고립됐던 60대 관광객에게 의용소방대가 드론으로 당뇨약을 배송해 위기를 넘겼습니다. 의용소방대가 영상통화로 먼저 증상을 확인한 뒤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드론에 실어 전달한 것입니다. 올바르게 관리되고 제때 사용된 약이 응급 상황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약은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지만, 다 쓰고 남은 약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도 그만큼 중요합니다. 국민 절반이 아직 올바른 방법을 모른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까운 약국이나 보건소에 폐의약품 수거함이 있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실천이 됩니다. 경주시처럼 지역 단위 캠페인이 늘어나면, 잘못된 처리로 인한 환경 피해도 조금씩 줄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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