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상담의 궁극적인 목표는 노인 클라이언트가 삶의 여러 영역과 상황에서 직면하는 문제와 증상으로부터 변화되는 것에 있다. 일단 클라이언트가 변화를 경험하면 그 변화는 계속 또 다른 변화를 일으킨다. 결국 클라이언트의 문제와 증상은 먼저 작은 행동의 변화를 통해 변화될 수 있다. 노인상담은 개입을 통해 노인 클라이언트에게 변화를 이끌고, 이 성공의 경험이 클라이언트의 모든 전반적인 삶의 영역으로 확장하게 하여 궁극적으로 노인 스스로 문제에 대한 해결능력을 향상시키게 한다.
클라이언트의 문제 변화는 바로 문제를 가진 클라이언트가 유지하고 있는 행동 패턴의 변화를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상담자가 클라이언트의 문제를 해결시키는 것은 어느 부분의 수정과 변화가 아닌 행동패턴의 변화를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클라이언트의 문제 해결을 위한 급진적 변화의 시도는 종종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문제를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클라이언트의 문제 변화에는 두가지 유형이 있다.
첫 유형은 문제의 근본적인 틀 자체는 변화하지 않으면서 문제 내부에 변화를 일어나게 하는 것, 즉 그 문제의 주변부분들이 변화되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변화를 1차적 변화라 하며 질적 변화가 아닌 양적인 변화이다. 1차적 변화에는 동일한 문제해결전략을 계속해서 사용하고 새로운 문제를 기계적으로 다룬다. 예를 들어 알코올 중독자인 노인에 대한 해결방식으로 술을 살 용돈을 제한한다. 그러다가 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용돈 전체를 제한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변화에서는 근본적인 변화는 일어나기 어렵다.
두 번째 문제의 유형은 문제의 근본적인 틀의 변화이다. 즉 변화에 대한 변화이다. 2차적 변화에서 한 문제의 변화는 곧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다른 문제의 변화로 이어지게 된다. 1차적 변화가 아닌 2차적 변화가 일어날 때 진정한 문제 해결을 위한 변화가 일어난다. 예를 들어 가족들이 이미 노인이 된 아버지를 가장이 아닌 때로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한 노인으로 받아들이게 될 때, 여기서 아버지에 대한 대응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한다.
클라이언트의 문제는 클라이언트 스스로 문제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손상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변화는 상담자의 도움 없이도 발생될 수 있지만 이러한 상태에서의 변화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문제를 유지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상담자가 클라이언트의 문제 변화를 필요한 작업은 클라이언트에 대한 비언어적, 언어적 의사소통에 관한 관찰이다. 관찰을 통해 클라이언트의 문제 변화를 위한 개입이 결정되며 이 개입은 문제의 구조적 행동패턴의 변화를 일으키게 한다.
노인 클라이언트와 가족
노년기는 심리사회적 발달단계속에서 통합감과 절망감의 과업을 갖는다고 한다. 노인이 스스로 자기의 지나간 과거에 대해 만족하고 가치 있게 여긴다면 자아 통합이 이루어지게 되지만 반면에 그렇지 못하면 절망하게 되고 우울증적 성향을 갖게 된다고 본다. 이러한 노년기에서 노인이 안정감 있고 스스로를 가치 있게 여길 수 있게 하는 것은 바로 가족이다. 특히 한국의 노인들은 가족에 대한 의존성과 정체성이 보다 강하기 때문에 가족은 노인의 발달과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노인이 노년의 위기와 문제에 대해 가족과 이야기를 함으로써 앞으로 직면할 위기를 준비하게 된다. 많은 노인들은 그들의 위기와 문제에 대해 자녀를 비롯한 가족들이 알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 안전하게 느낀다. 따라서 노인상담은 가족이 상담과정에서 더욱 중요하며 클라이언트의 문제를 단지 클라이언트 개인의 문제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가족이라는 영역 안에서 접근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상담을 진행 할 수 있다.
노년의 위기상황 : 변화의 기회 또는 위기
노년기는 여러가지 의미에서 상실을 경험하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노화현상이 나타나며 의사소통이나 운동능력을 상실하게 되고 경제적인 능력도 저하된다. 배우자, 형제, 친구 등의 가까운 사람이 죽음에 직면하게 된다. 노년은 인생의 주기 안에서 위기의 단계에 속할 수 있다.
반면에 기회로 여겨지기도 한다. 위기와 문제를 잘만 다루면 오히려 창조적이고 풍요로운 삶을 살게 해줄 도구라는 인식도 있다. 오늘날 노년의 위기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은 위기가 성장을 위한 기회로 여겨질 때 발생할 수 있다.
노인들은 젊은 시절부터 수많은 문제와 싸우며 살아왔다. 왜 노년기에 발생하는 문제를 위기라고 생각할까? 그건은 그동안 자신들이 사용하였던 대처기제와 행동패턴으로 더 이상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당사자는 불안과 두려움, 무기력에 빠지게 되며 우울증을 갖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노년기의 자아정체성과 자존감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 자신의 자아정체성과 자존감을 사회적 지위나 역할 그리고 다른사람의 자신에 대한 기대로 인식하는 노인에게 있어 사회적 활동의 은퇴는 자신의 자아정체성과 자존감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노년의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삼는 것은 클라이언트 본인의 몫이지만 상담자는 노인 스스로 노년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내야 한다. 노인에게 적절한 자극과 동기가 주어지면 신체적, 인지적 능력은 오히려 증가될 수 잇음이 광범위한 실험결과를 통해 입증되었다고 한다. 노인이 노년에 대한 선입관을 버리고 노년의 삶을 보내려고 할 때 자아정체성과 자존감은 오히려 성장할 수 있다.
노인 클라이언트의 문제 변화와 치료 목표
노인상담의 목표는 클라이언트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심리적으로 해소하고 위기기간 이전의 기능수행 수준으로 회복시키거나 이전보다 더 향상시키는데 있다. 이러한 노인상담은 사회적인 네트워크 망과 밀접히 연결된다. 클라이언트의 위기가 단순히 심리적 문제를 떠나 심각한 환경의 위기라면 다른 사회체계와의 연결이 필요하다. 또한 심리적, 개인적 위기의 문제라면 상담을 통해 대처기제와 안정성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이다. 노인 클라이이언트는 심리, 사회적 위기들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노인상담자는 상담과정 속에서 이러한 두 가지의 차원을 분리하기보다 이 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클라이언트의 개입방식을 찾아야 한다.
노인 클라이언트의 문제 해결과 변화
노인상담은 노인의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것이지만 사담목표는 문제 해결이 아닌, 문제 변화 자체에 있다. 노인들이 갖는 문제들은 죽음과 노화와 같은 어쩔 수 없는 문제들이다. 배우자의 상실을 경험한 노인에게 최고의 해결은 다시 배우자를 되돌아오게 하는 것이지만 이것은 불가능하다. 죽음에 두려움을 갖는 노인에게 최고의 해결책은 죽음을 막아주는 것이지만 이것도 상담자의 능력 밖의 일이다.
노인 상담은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하지만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들(임종, 은퇴, 사별 등)에 대해 클라이언트가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변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노인 클라이언트의 문제 변화는 단순한 문제 해결만이 아닌 문제에 대한 대처기제 회복과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 모두를 의미한다.
노인 클라이언트의 문제 변화와 엔트로피
노인 클라이언트는 문제 변화 이후에 다시 원래의 문제상태로 되돌아가려는 성향을 가진다. 클라이언트는 처음에 강한 마음가짐을 갖고 변화가 일어나게 되지만 얼마 후 다시 원상태로 복귀한다. 노인의 경우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어렵고 문제를 유발한 과거의 습관과 패턴이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엔트로피 현상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수 있다. 상담자는 문제가 변화되고 문제 해결에 접근할 때 클라이언트에게 이러한 변화가 언제나 지속되는 것이 아니며 계속해서 문제 증상이 변화되기 위해서는 클라이언트가 끊임없이 노력하고 의지를 갖는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 시켜야 한다.
노인 클라이언트의 문제 변화와 상담자
노인에게 나타나는 현상중에 하나는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감소되고, 신체와 사고능력이 젊은 시절보다 눈에 띄게 느려진다는 것이다. 노인인은 반응하는데 느리기때문에 빠른 이해와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노인들은 힘이 부족하며 쉽게 피곤해진다. 상담자가 이러한 노인의 특성에 이해가 없이 시간적 압력을 가하거나 너무 많은 내용에 직면시키면 오히려 상담과정은 어려워지게 된다.
상담자의 역할은 비지시적인 상담을 통해 문제 변화를 촉진시키는 촉진자이다. 상담자는 클라이언트가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그동안 자신이 문제를 다루어왔던 행동방식을 인식하도록 하며 새로운 방식 속에서 문제를 바라보도록 도와주며 이를 통해 문제 변화를 이끌어주는 변화의 촉진자이다. 노인상담자의 역할은 노인에게 문제현실을 인식시키며 변화에 대한 용기를 촉진시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