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상담의 특수성

젊은 상담자와 노인 클라이언트

노인상담에서 클라이언트에 대한 치료는 대부분 긴장의 연속이다. 대부분의 상담자는 클라이언트보다 젊으며, 반면에 클라이언트는 노인이다. 이러한 상황을 통해 노인 상담현장 속에서 갈등의 잠재성과 변화의 가능성이 발생된다. 상담현장 속에서 세대가 다른 두 사람이 감정적으로 친숙해지는 것은 상담의 과정 속에서 치료를 더 좋게 촉진시킬 수 있는 전제가 된다.  한 노인상담자가 65세의 클라이언트를 첫 면담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노크 소리와 함께 클라이언트가 상담실로 들어왔고 문 입구에 연세가 든 어른이 서 있었다. 이때 상담자는 순간 무의식 중에 과거로 되돌아가는 느낌을 받는다. 교사, 교수 그리고 상사가 과거로부터 불쑥 떠오르며 다시 한번 생생하게 과거의 감정이 일어났다. 상담자가 제공한차 한 잔을 클라이언트가 마실 때 순간 역시 그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른다. 상담자는 이러한 기억을 지우고 클라이언트에게 집중하기 위해 마음을 다시 가다듬어야 했다. 물론 클라이언트는 상담자의 이러한 모습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노인상담의 현장 속에서 이러한 첫 장면은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노인상담현장 속에서 일반적인 생각과는 반대로 노인 클라이언트는 젊은 상담자에 별로 어려움을 가지지 않는다. 오히려 상담자가 노인 클라이언트와의 만남에서 과거와 현재 속에서 기원되는 감정적인 문제를 갖는다. 여기서 나이차이와 세대 차이가 문제로 떠오르게 된다. 상담현장 가운데 나이의 영향을 서술하기 위해 다양한 차원으로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나이 든 상담자와 젊은 클라이언트, 젊은 상담자와 나이든 클라이언트 그리고 나이든 상담자와 나이든 클라이언트 등으로 구분해서 생각 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담자와 클라이어트의 복잡한 상호작용

상담현장은 상담자와 클라이언트 사이에 만남과 복잡한 상호작용을 수행하는 공간이다. 이 두 사람은 상담과정을 통해 자신들 내부의 내적인 세계를 발전시키며 동시에 자신의 갈등과 갈등의 해결전략 또한 지금까지의 인생행로의 결정들이 표현되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다양한 역할의 관계모형을 연출한다. 이것을 통해 모든 감정적, 인지적 특징들과 연결된 어린시절 속에 과거의 관계들이 다시 되살아날 수 있다. 상담자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클라이언트에게 이전 관계의 무의식적인 재생을 ‘전이’라 부르며 이에 대한 상담자의 반응을 ‘역전이’라고 한다. 그 외에 상담자 본인의 전이가 존재한다. 상담과정은 원칙적으로 대칭적이다. 상담자는 상담과정을 자신의 교육과 훈련에 근거하여 특히 훈련과 함께 발생하는 자기경험을 연결시길 수 있으며 그리고 인식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 다. 전이와 역전이의 상호작용은 사람 사이의 모든 상호작용과 상담의 모든 형태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상호작용이 상담의 치료 도구로 어떻게 활용이 될 지에만 차이가 존재한다.

노인 클라이언트와 상담자 사이의 문화적 차이

사회문화적 발전과 변화를 통해 세대간의 차이가 발생되며 이러한 세대 간의 차이는 역시 상담현장 속에서 경험된다. 한국의 노인 세대는 일제와 전쟁, 산업시대를 살아온 사람들로서 이들에게서 삶은 생존투쟁 그 자체였을 것이다. 반면에 386세대로 이야기 될 수 있는 60~70년생의 상담자는 분명히 이들과 다른 문화적 차이를 갖는다. 만일 386세대의 상담자가 대학생이던 당시 기성세대인 노인을 만나게 된다면 분명히 세대 간의 문화적 차이가 존재할 것이다. 상담자는 노인 클라이언트와의 대화 속에서 그가 갖고 있는 현재의 이데올로기를 통해 영향 받은 관점들을 성급하게 표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는 여기서 자신의 아버지와의 대립과 마찰을 무의적으로 발산해서는 안된다. 반대로 세대 간의 문화적 교환이 대화에 활기를 줄 수 있다.

이러한 세대 간의 커다란 문화적 차이에 대한 독일의 예를 든다면 성장한 나치시대에 노인세대와 오늘날의 세대 사이에는 커다란 간격이 있다. 2차대전 이전 나치시대의 심리적 결과는 오늘날의 세대 안에서 커다란 상처가 되었다. 나치시대에 저질러진 인종적 편견과 만행 그리고 전쟁과 그 결과는 독일인들에게 깊은 죄책감과 수치심, 가족사의 아픔을 유발하였다. 나치시대를 경험하지 않은 상담자가 노인 클라이언트의 인생 속에서 불안과 아픔을 내포하는 나치시대의 경험들을 억지로 밖으로 끄집어내려고 시도한다면 상담과정은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클라이언트는 상담자가 자신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끼게 되며 더 나아가 분명히 강 한 감정적 억압이나 저항을 느끼게 될 것이다. 노인은 젊은이보다 더 앞서서 인생을 살았고 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상담자는 상담의 진행과정 속에서 이들 노인들이 이전에 겪은 경험과 체험들에 대해 공감과 감정이입을 해야 할 과제를 갖는다. 그러나 이러한 노인의 경험들은 상담자가 아직 경험 하지 못한 것들이다. 상담자가 비록 노인의 삶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것은 상담 속에서 커다란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비록 상담자가 자녀가 없다고 하더라도 자녀문제를 가지고 있는 가족을 상담할 수 있다.

노인 클라이언트와 상담자의 서로 다른 경험세계

클라이언트가 이미 극복했다고 믿었던 아동기의 아픈 경험은 상담자에게 중요할 수 있는 감정적 상태를 보여준다. 상담자가 어린 클라이언트를 만난다면 자신을 연장자로서, 성숙된 사람으로서, 경험자로서, 우월한 사람으로서 느끼게 된다. 그러나 만일 상담자가 노인 클라이언트와의 치료적 만남을 통해 자신의 부모에 대한 해결되지 못한 입장과 갈등이 다시 재등장하게 된다면 상담자가 갖는 그러한 장점이 당장 사라지게 될 수 있다. 상담자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전이의 공간 속에서 아동기 경험의 재등장 은 드문 경우가 아니며 오히려 일반적인 것이다. 클라이언트를 고통스럽게 하던 어린시절의 문제를 해결하길 원하며 또한 이것을 상담자에게 의뢰를 하여 상담을 통해 치료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노인 클라이언트가 전이 속에서 자신의 자녀뻘 되는 상담자를 자녀의 대리로서 바라볼 수 있다. 때때로 상담자는 노인 클라이언트가 자신을 이러한 관점에서 바리볼때 느끼게 되는 것 안에 노인상담의 전형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

상담자가 노인 클라이언트에게 어려움을 갖는 반면에 노인 클라이언트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젊은 상담자보다 덜 어려움을 갖는다. 노인 클라이언트는 젊은 상담자를 자신의 자녀나 손자나 손녀와 연결시킬 수 있다. 또는 그는 자신의 자녀들과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상담자를 이상적 자녀로 생각할 수 있다. 사실 전이 속에서 어린시절의 재연이 클라이언트를 불안하게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나이와 상관없이 모든 클라이언트들에게 보이는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상담자가 연장자라는 이유 때문에 무조건 고개를 숙여야 했고 강압적인 이전 성인과 직장 세계에서의 상관으로서 무의식적으로 느끼면서 클라이언트를 마주 보고 있는상담자의 경우와는 적어도 다르다. 물론 노인 클라이언트는 젊은 성인기에 있는 상담자와는 다르게 노년의 질병을 통해 발생된 의존성과 보살핌에 대한 불안이 중복되어 있는 상태이다.

상담자는 노인 클라이언트와의 대화에서 노화현상, 질병, 죽음과 같은 문제를 이야기할 떼 종종 어려움에 처하게 될 수 있다. 이러 한 문제들은 젊은 클라이언트와의 대화에서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어러움에도 불구하고 노인 클라이언트들 대부분은 오랜 시간 젊은 상담자와 깊은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것을 커다란 유익으로서 인식한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생활환경 속에서 이러한 대화의 기회가 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인 클라이언트의 이해를 위한 상담자의 지원

아동들은 시간적 개념에 대해 지식적인 차원에서 확실히 알게 되지만 그들의 중요한 가족들의 연령과 나이상태에 관해서는 상대적으로 후에 알게 된다. 아동 자신의 나이상태는 젊은이와 노인과 의 차이를 통해 그리고 동년배와의 비교를 통해 비교적 쉽게 인식 된다. 따라서 아동들은 30대인 어머니, 55세인 할머니 그리고 80세 인 증조모와의 나이차이에 대해 감정적으로 인식하기 어렵다. 가족 안에서, 사회적 환경 안에서, 이웃 안에서 그리고 후에 학교에서, 여가시간 동안에 노인에 대한 다양한 경험의 영향은 노인과 노년에 대한 생각을 강화시켜준다. 각기 개인적인 경험과 이를 통해 형성된 생각에 근거하여 성인기로 들어가는 청소년들은 무의식적으로 별생각 없이 개인적인 노년상을 형성하게 된다. 이에 따라서, 노인 에 대해 만들어진 경험들은 후에 자신의 노년기에 대한 자기인식이 된다. 지금 학교를 비롯한 교육기관을 통한 지식의 전달은 기껏해야 노년에 대한 지식적인 차원에 머물며 기존의 노인상에 대한 변화와 의식적인 차원에서의 숙고는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는 보살핌과 돌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미 노인이 된 부모의 변화를 수용하지 못할 수 있으며 또는 그것을 간과할 수 있다. 그러나 상담자는 노년기에 접어든 가족들을 통해 노인상담의 실제적인 가능성과 경험을 얻을 수 있다.

아마도 상담자 본인의 조부모는 분명히 이제 막 60세가 되었거나 아니면 60세가 훨씬 지났을 것이다. 이들을 통해 상담자는 점차로 노인이 된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부모와 조부모와의 개인 경험을 통해 상담자는 동시에 양쪽 조부모에 대한 부모와의 대화, 생각 등을 나눌 수가 있다. 상담자는 또한 살아 계신 증조부를 통해 실제로 연로한 노인을 접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노인상담자는 노인의 실제적 상황, 그들의 문제, 돌봄의 필요성과 어려움, 장애를 상담현장에서 접하게 되는 노인 클라이언트들의 상황과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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